방직기의 굉음, 새로운 시대를 알리다
“산업혁명은 우연이 아니었다. 높은 임금, 풍부한 석탄, 특허 제도가 완벽하게 맞물려 영국에서만 가능했던 역사적 사건이었다. — Prof. Robert Allen, 옥스퍼드대학교 경제사 교수”
1764년 여름, 영국 랭커셔의 작은 마을. 제임스 하그리브스(James Hargreaves)는 방적기가 쓰러지면서 실패들이 계속 회전하는 모습을 보고 문득 깨달았다. 여러 개의 방추를 동시에 돌릴 수 있다면? 그 순간 탄생한 제니 방직기(Spinning Jenny)는 한 번에 8개의 실을 자았고, 이 발명이 인류 역사를 바꾼 산업혁명의 출발 신호탄이 되었다.
산업혁명은 단순히 기계의 발명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류가 근육과 바람과 물이라는 자연의 힘에서 벗어나, 화석 연료와 기계의 힘으로 생산하는 전혀 새로운 세계로의 이행이었다. 불과 80년 만에 영국은 농업 사회에서 세계 최초의 산업 국가로 탈바꿈했다.
수치가 그 변화의 규모를 말해준다. 면직물 생산량은 1760년 대비 1840년에 50배 이상 증가했다. 맨체스터의 인구는 1750년 2만 5천 명에서 1850년 30만 명으로 폭발했다. 런던의 스카이라인은 굴뚝 연기로 뒤덮였고, 석탄 생산량은 한 세기 만에 약 17배 늘어났다.
왜 영국이었는가? 경제사학자들은 몇 가지 요인을 꼽는다. 높은 임금 — 영국 노동자의 임금은 유럽 대륙에 비해 높아 기계 도입으로 비용을 절감하려는 유인이 강했다. 석탄의 풍부함 — 영국 각지에 노천에 가까운 석탄층이 널려 있어 에너지 비용이 낮았다. 특허 제도와 시장 경제 — 발명가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로 부를 얻을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갖춰져 있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의 빛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다. 공장의 굉음과 함께 수백만 명의 삶이 뒤흔들렸다. 어린아이들이 공장으로 끌려갔고, 농촌을 떠나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은 창문도 없는 슬럼가에서 살아야 했다. 진보와 고통이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온 것이 산업혁명이었다.